구글은 결코 선하지 않다

아메리칸 블라인즈 앤 월페이퍼 팩토리(American Blinds and Wallpaper Factory)라는 가정 실내장식 전문업체가 있다. 이 회사는 커튼과 벽지 분야에서 1억 달러 규모 이상의 사업을 구축하고 있는 견실한 업체이다.

이 회사는 자사 등록상표인 '아메리칸 블라인즈'의 애드워즈 광고를 구매했다. 그러나 얼마안가 이 키워드는 더 높은 돈을 지불하는 경쟁사들에 의해 점유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구글에 연락을 취해 경쟁사들이 자사의 등록상표에 대한 광고를 살 수 없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구글은 처음에는 등록된 상표인 단어에 대한 광고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으나, '아메리칸 블라인즈'처럼 일반적인 용어(?)로 판단되는 것에 대해서는 광고 판매 중단을 거부했다.

상표법에서 경쟁사의 브랜드를 어떤 식으로든 사용해 소비자들을 혼란시키거나 오도하는 것이 금지된다. 아메리칸 블라인즈는 구글이 불법적인 관행을 장려하고 그것을 통해 수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아메리칸 블라인즈는 2004년 초 구글을 고소했다.

이에 구글은 단지 중개자 역할을 했을 뿐이며,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자사의 서비스는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은 채 뒤에서 편견없이 작동하는 컴퓨터 알고리즘의 집합' 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소송에서 '우리는 중개자일 뿐이다'라는 전략을 구사하려면 선택적으로 일부 상표는 보호해주고, 또 일부는 보호해주지 않는 태도를 보이지 말았어야만 했다.

고소를 당하기 전 구글은 상표로 등록된 단어들을 선별적으로 금지하고 있었다. 아메리칸 블라인즈 앤 월페이퍼 팩토리의 검색어 일부에 대한 광고 구매를 금지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러나 2004년 4월 구글은 정책 변경을 발표하고, 이제부터 모든 등록된 상표 단어라 해도 무엇이든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이유는 '더 나은 검색결과' 때문이었지만, 매출 감소를 우려한 판단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결국 이것이 법적 분쟁의 발단이 된 것이다.

자사 이익을 위한 검색 결과 조작

2004년 9월 17일, 캘리포니아주 지방접원이 이 소송건에 대해 양측의 주장을 듣기로 한 날이었다.

심리가 있기 전날 아침 아메리칸 블라인즈의 변호인단 가운데 한명이 호텔방에서 일을 하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했다. 시스템을 시험하기 위해 그는 구글에 접속해 습관적으로 '아메리칸 블라인즈'를 입력했다.

전에는 누구든 구글의 검색창에 '아메리칸 블라인즈'를 입력하면 그때마다 아메리칸 블라인즈 앤 월페이퍼 팩토리의 경쟁사들이 모니터 화면에 나타났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지 그날 아침만은 예외였다.

그날 아침은 '아메리칸 블라인즈'를 검색했을 때 경쟁사들의 목록이 나타나지 않았다. 순간 변호사는 너무나 황당했다. 상표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결과가 전혀 없는 깔끔한 검색결과만이 나왔다.

구글이 검색 결과를 조작했다고 의심한 변호사는 다른 지역에 있는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어 '아메리칸 블라인즈'를 검색해 보라고 부탁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른 지역에서는 상표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광고들이 포함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구글은 이번 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좌우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새너제이 지역의 결과만을 아무 문제가 없도록 손보았던 것일까?

변호사는 재빨리 호텔에서의 검색 결과를 증거자료로 첨부했고, 새너제이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는 검색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모니터 화면의 사진을 찍어놓도록 지시했다.

다음날 법정에서 구글과 아메리칸 블라인즈의 변호인단은 기각 명령에 대한 찬반양론을 펼쳤다. 심리가 끝나갈 때쯤 아메키란 블라인즈의 변호사는 폭탄을 터뜨렸다. 그는 이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흔들기 위해 구글이 바로 그 날, 그 지역에서만 검색 결과를 조작했다는 부정할 수 없는 증거를 공개했다.

존 바텔이 지은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 스토리' 중 일부 축약

Don't be evil

인터넷에서 구글의 브랜드 가치는 실로 어마어마해졌다. 구글은 항상 '절대선'으로 묘사되었고, 구글의 방향은 항상 옳은 것으로 보였다. 사용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구글은 엄청난 인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 그런 '착한' 구글이 자사의 소송을 위해 검색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Don't be evil.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가. 구글이 '선'과 '악'을 판단할 자격이 있는가? 구글은 항상 '선'인가?

현재까지 구글은 다른 기업에 비해 높은 순결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구글만이 해답이라는 맹목적인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 구글도 결국 주주의 이익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이익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 다름 아니다.

웃대의 애드센스 사건, 구글 데스크탑 검색의 개인정보 침해 등을 통해 나타나는 미묘한 역학관계는, 인터넷을 거의 독점해버리다시피한 구글이 승리의 만족감에 도취되어 자만에 빠지기 시작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들게 한다.

Posted by Lipio

2006/02/21 11:41 2006/02/2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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