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한 서비스는 만들기가 어렵다

심플한 서비스를 만드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사용자들에 비해 기획자들의 가치 평가 기준이 후하기 때문이다. 중요하진 않지만 빼기는 뭐한 기능들로 도배해 놓고,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자위하기 쉽다.

세상에서 제일 빠른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한 기획 회의가 열렸다치자. 적지 않은 회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간다.

"스포츠카는 물론 갖고 싶지만 가끔 스키장에 갈때 장비 넣을 공간이 모자랄 거 같아요. 짐 칸을 좀 넓히는 건 어떨까요?"

"속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건 알지만, 서스펜션이 너무 딱딱해요. 승차감이 좀 좋으면 저희 어머니께도 권할 수 있을것 같아요"

"속도를 중요시하는 사용자도 많겠지만 가격이 비싸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이 많아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엔진을 좀 저사양으로 써도 되지 않을까요?"


사용자들은 기획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멀티모달하지 않다. 서비스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부가기능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는 게 낫다. 80%의 사용자들을 위한 20%의 기능 개발에 전념하는 것이 그 반대의 경우보다 효율적이다.

이를 혹자는 '우매한 대중'의 표현을 빌어 멍청한 사용자들로 지칭하지만, 오히려 사용자들은 전문화된 서비스별로 한정된 시간만을 쓸 만큼 똑똑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용자들은 선택과 집중에 익숙한데, 정작 기획자들은 이를 못하고 있다.

'One page proposal'은 제안서 작성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한 줄로 요약될 수 없는 서비스는 이미 어려운거다. 사용자들은 기획자의 구구절절한 의도를 들어주고 있을 만큼 시간이 많지 않다.

Posted by Lipio

2006/02/27 17:09 2006/02/27 17:09
Response
No Trackback , 7 Comments
RSS :
http://blog.lipio.com/rss/response/14

Trackback URL : http://blog.lipio.com/trackback/14

« Previous : 1 : ... 226 : 227 : 228 : 229 : 230 : 231 : 232 : 233 : 234 : ... 240 : Next »

블로그 이미지

리피오가 털어놓는 단순한 속내들

- Lipio

Notices

Archives

Authors

  1. Lipio

Calendar

«   2010/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Site Stats

Total hits:
299241
Today:
46
Yesterday: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