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빠른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한 기획 회의가 열렸다치자. 적지 않은 회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간다.
"스포츠카는 물론 갖고 싶지만 가끔 스키장에 갈때 장비 넣을 공간이 모자랄 거 같아요. 짐 칸을 좀 넓히는 건 어떨까요?"
"속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건 알지만, 서스펜션이 너무 딱딱해요. 승차감이 좀 좋으면 저희 어머니께도 권할 수 있을것 같아요"
"속도를 중요시하는 사용자도 많겠지만 가격이 비싸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이 많아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엔진을 좀 저사양으로 써도 되지 않을까요?"
사용자들은 기획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멀티모달하지 않다. 서비스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부가기능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는 게 낫다. 80%의 사용자들을 위한 20%의 기능 개발에 전념하는 것이 그 반대의 경우보다 효율적이다.
이를 혹자는 '우매한 대중'의 표현을 빌어 멍청한 사용자들로 지칭하지만, 오히려 사용자들은 전문화된 서비스별로 한정된 시간만을 쓸 만큼 똑똑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용자들은 선택과 집중에 익숙한데, 정작 기획자들은 이를 못하고 있다.
'One page proposal'은 제안서 작성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한 줄로 요약될 수 없는 서비스는 이미 어려운거다. 사용자들은 기획자의 구구절절한 의도를 들어주고 있을 만큼 시간이 많지 않다.
Posted by Lipi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