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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r Zero와 음반 마케팅

ZDNet에 Nine Inch Nails(NIN)의 Year Zero 앨범 캠페인이 소개되었군요. The Alternate Reality Game라는 이름의 이 캠페인은 Radiohead의 앨범 직거래 판매와 함께 2007년 음원 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주 언급되곤 합니다. 안타깝게도 이 캠페인이 국내에서는 거의 소개되지 않은 것 같은데, 기사를 본 참에 간단히 글로 적어볼까 합니다.

이 캠페인은 어느 한 극성맞은 팬이 투어 일정이 적힌 셔츠의 굵은 글씨를 조합하면 'I am trying to believe'라는 문장이 만들어 진다는 것을 알아내면서 시작됩니다. 그들은 곧 이 도메인으로 등록된 웹사이트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고, 뒤이어 같은 IP 대역대에서 몇 개의 웹사이트를 더 찾아내죠. 이 사이트들은 모두 미 정부에 대한 음모론을 담고 있는데, 미 정부에 대한 비판이 주제인 이 앨범의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 즈음 NIN의 유럽 투어 콘서트장 화장실에서는 미발표곡들이 MP3의 형태로 담긴 USB 드라이버가 발견됩니다. 처음에는 유출 사고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이것 또한 게임의 일부라는 걸 알아채죠. 결국 모든 연결 고리는 앨범 출시에 맞춰 준비된 시나리오였던 것입니다.

이후 정식 릴리즈된 앨범 CD에는 또 다른 메시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원래는 검은색이지만 플레이어에서 어느 정도 돌아 뜨꺼워지면 흰색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코드가 나타났죠. 그 코드를 해석해 접속한 사용자들에게는 휴대폰이 주어졌고, 휴대폰 연락을 통해 소집된 비밀 모임에서는 NIN의 무료 콘서트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이 캠페인은 앨범이 출시되기 전부터 큰 화제를 일으켰고 아직까지 회자될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 CD와 MP3를 넘나드는 시나리오는 팬과 아티스트가 음반과 공연 외에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앨범 판매를 위한 고도의 마케팅으로 해석하지만, NIN의 Trent Reznor는 이를 또 하나의 예술로 이해해 줄 것을 부탁합니다. 단순히 음반 한 장이 아니라 그 많은 웹사이트들, 그리고 거기에 담긴 컨텐츠, 시나리오 모두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하기 위한 창작물이라는 거죠.

이 캠페인은 또한 음반 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컨텍스트 또한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캠페인 과정에서 음원들은 인터넷으로 배포되기도 하고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스트리밍으로 제공되기도 했지만, 팬들은 이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앨범을 사고 콘서트장을 찾았습니다. 불법 음원 유통 때문에 음반 시장이 죽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는 제작자들도 이걸 보면 뭔가 느끼는 바가 있지 않을까요?

2008/01/03 19:26 2008/01/0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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