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 때, 미는 사람도 있고 당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은 진행 방향을 거스르지 않는, 미는 방향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많은 문들은 밀수도 있고 당길수도 있게 만들어져 있죠.
하지만 목적에 따라 한 방향으로만 강제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은행문 입니다. 은행의 경우는 은행을 털고 달아나는 범인이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지체하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당기는 방향으로만 문이 열리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공공디자인 혹은 사용성 수업에서 들었던 것 같은데, 당시에는 Slanty Design 류의 일부로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만 최근 의문이 생기더군요.
Slanty Design의 경우 도서관의 열람용 데스크가 일부러 기울어져 있는 것이 대표적인데, 방문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음식이나 음료를 올려놓았다가 이를 엎질러 책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러 기울여 놓았다는 설명입니다. 아예 올려놓지 못하도록 말이죠. 그리고 이 경우는 실제 사용자가 그 데스크를 사용하는 시간과 목적, 일부러 기울어져 있는 것이 미치는 효과 등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유의미해 보입니다.
하지만 은행문의 경우는 그 문을 드나드는 사람들 중 은행털이(혹은 다른 종류의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을 뿐 아니라, 범죄 상황이라 하더라도 문을 반드시 당겨 열어야만 하는 제약이 주는 지체 효과가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결국은 그냥 Bad design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osted by Lipi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