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할 때는 습관적으로 로모와 여분의 필름을 챙기며, 일주일에 꼭 한두롤은 찍는다. 좋은 피사체가 없는지 항상 두리번 거리며 걷는게 습관이 되었다. 필름 소비량이 사진의 공력을 말해주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적지 않은 시간을 사진에 투자한다. 이미 사진이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는 얘기다.
한 달이면 DVD로 몇 장 분량의 디지털 사진이 쏟아져나오면서, 내 고민은 사진을 올릴 그럴 듯한 공간을 찾는 것이 되었다. 친구들 모여있는 미니홈피가 좋긴 하지만, 영역이 너무 좁다보니 더 넓은 공간을 찾아다녔다. 플리커, 네이버 포토로그.. 이런저런 서비스들을 사용해봤다.
하지만 그 어느 하나도 나를 만족시켜주지는 못했다. 모두가 사진을 컨텐츠의 한 형태로만 이해할 뿐 사진 그 자체로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이 서비스를 만든 사람들이 과연 사진 찍는 걸 즐기는 사람들이기는 할까 궁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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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최근 ollalog와 riya의 론칭을 기대했다.
하지만 여태까지 드러난 정보들을 봤을 때 이 서비스들도 내가 바라던 서비스는 아닌것 같다. 사진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진에 태그를 붙이는 것도 좋고, 얼굴 인식해서 자동으로 태깅되는 것도 좋다. 많은 사진을 관리하는데 있어, 분명 유용한 기능들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이 내가 사진을 더 잘 즐길 수 있는 도구가 되지는 못할것 같다.
내 사진 중에는 인물 사진도 많다. 동료가, 가족이, 지나가는 행인이 주 피사체가 된다. 하지만 난 한번도 이 사람들의 얼굴을 인식해서 자동으로 분류되길 원해본 적이 없다. 그런 것들을 통해서 내 일생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저 사진을 찍는 순간의 두근거림과 찍은 사진을 감상할 때의 흐믓함이 즐거울 뿐이다.
물론 저 서비스들이 목적하는 타겟 유저가 나는 아니다. 나보다 더 많이 사진을 찍고, 그것을 편리하게 데이타베이스화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일주일에 평균 몇 장의 사진을 찍으시나요?
사진이 더 보편화되고, 휴대폰의 메모리 용량이 더 늘어나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하루에 수십장씩 사진을 찍어대는 세상이 온다면 모르겠다. 곧 그런 날이 올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아직 사진은 예술의 분야이고 생활과는 한 커풀 떨어진 취미의 영역이다. 생활에서 잠시 이탈하는 일탈의 존재인 것이다. 그것들이 온전한 생활의 일부로 간주되고, 컨텐츠의 한 종류로만 인식될 때 나 같은 사람들은 조금 더 슬퍼질 것 같다.
Posted by Lipi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