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pio's blog

마이스페이스와 허브 전략

2008/04/18 15:00 Community
지난 15일 마이스페이스가 한국 서비스를 정식 오픈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떡이떡이님, 그만님, 차니님 등이 다양한 관점에서 기술하신 글들이 있으므로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서비스 관점에서 조금 말을 보태볼까 합니다.

마이스페이스가 페이스북을 좇아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 전략을 추구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자체로서 경쟁력을 가져야 합니다. 관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없다면 싸이월드가 선점해버린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겁니다.

이미 자기 공간을 갖고, 온갖 아이템들로 치장해 본 경험이 있는 사용자들에게 마이스페이스는 흘러간 유행입니다. 마이스페이스가 미국에서 성공할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죠. 블로그, 미니블로그, 인맥툴 등으로 시장이 세분화된 상태에서 미니로그라는 기능 하나 추가했다고 해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글로벌 네트웍의 활용에 있어서도 비영어권인 한국 사용자들이 외국인들과의 관계 구축을 위해 열성적일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구요.

플랫폼으로의 가치는 지켜볼 일입니다. 플랫폼은 그저 기회일 뿐 그 자체로 사용자 가치가 될 수는 없기 때문에, 그 위에 올라갈 어플리케이션들이 얼마나 한국 사용자들의 구미에 맞게 제작되고 운용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써드파티가 참여할 수 있는 최초의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큽니다만, 그것이 서비스의 성공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절대적인 개발자 풀이 작고, 포털 밖 웹 어플리케이션의 수가 적은 한국 시장에서 써드파티와의 효율적인 상생이 가능할지는 미지수 입니다.

결국 마이스페이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음악입니다. 미국에서 짧은 시간에 10대들 사이에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도, 비슷한 시기에 출현한 다른 서비스들에 비해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음악에 기인한 바가 큽니다. 그만큼 음악은 커뮤니티에서 빠질 수 없는 강력한 컨텐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이스페이스는 서비스 초기부터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네트워크 이론에서 허브로 묘사되는 유명인들과 그 사람들을 추종하는 세력들의 가입을 통해 회원 규모의 확대를 꾀했습니다.

지금이야 마이스페이스에서 마돈나메탈리카도 볼 수 있지만, 서비스 초기에는 유명세에 목이 마른 인디밴드들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인디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사람들은 인디 음악에 관심이 없거든요. 롱테일만으로는 장사가 안 됩니다. 그게 가능했다면 차니님 말씀대로 밀림은 진작 성공했겠죠.

사실 마이스페이스도 처음부터 메이저 음반사들의 입점을 기대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그들은 서비스 시작부터 합법과 불법의 교묘한 경계선을 넘나들면서 불법 음원의 유통을 암묵적으로 장려하였습니다.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지금도 뮤지션 계정으로 가입만 하면 누구나 음원을 올릴 수 있습니다. 마이스페이스 성장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은 바로 불법 음원이었던 것입니다.

그런 마이스페이스가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그들은 한국에서도 미국에서와 같은 성공 시나리오를 만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초기에는 인디 밴드를 중심으로 활발한 가입이 이루어질 것이고, 이들 중 누군가가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메이저 음반사와 계약이라도 맺는다면 그 성공 사례를 보고 더 많은 인디 뮤지션들이 가입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인디 음악만 가지고는 사람을 모을 수 없습니다. 결국은 메이저 아티스트들이 필요하죠. 물론 계약을 통해 모셔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특성상 계약을 했다고 해도 그 스타가 자발적으로 서비스를 써줄 것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매니저나 소속사 직원들이 관리하는 공간은 팬들에게 금새 들통나고 말죠. 그마저도 계약 기간이 끝나면 바로 내려버립니다.

제가 아는 가장 구체적인 예로, 넥슨제팬이 운영하던 아이피라는 일본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당시 꽤 잘나가던 모델인 에비짱(エビちゃん)과의 계약을 통해 미니홈피를 운영하던 적이 있었는데, 오픈 초기 한 달 정도 운영이 되더니 계약 종료와 함께 바로 닫혔버리더군요. 계약 기간 올라왔던 글이나 사진도 무성의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마이스페이스는 보통의 소셜 네트워크와는 달리 스타와의 계약에 의한 효과를 거의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계약을 통해 해당 뮤지션의 음악을 일정 시간 게재만 할 수 있어도, 회원들이 늘어나거든요. 다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처럼 구구절절 사는 얘기를 늘어놓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기획사에 의한 관리가 비교적 쉽고 그 허상이 쉽게 노출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초기에 반응하는 팬 숫자가 의미있는 규모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걸 보고 다른 뮤지션들이 따라 들어옵니다. 그 첫 반응이 미미하다면 기계약된 뮤지션도 계약 종료와 함께 음악을 내릴 것이고 실패 사례가 퍼지면, 그 뒤로 아무도 들어오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결국 한국 마이스페이스의 성공 여부 또한 얼마나 성공적으로 불법 음원을 유통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버도 미국에 있을테니 이 얼마나 이상적인 환경인가요. 불법 음원을 올린 사용자들을 처벌할 수 없는 서비스로 인식만 된다면, 벅스를 이은 차세대 불법 음원 서비스로서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걸 보고 사용자들이 몰리고 그렇게 규모가 커지면, 그 때 가서 음반사들과 저작권 문제를 협의하면 되겠죠. 이 바닥에서(특히 저작권 바닥에서) 돈으로 안 풀리는 문제가 있었던가요?
2008/04/18 15:00 2008/04/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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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씨 이야기 2008/04/18 19:00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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