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pio's blog

투쟁

2008/06/03 01:58 생각
갑자기 어릴 때 본 사진들이 생각납니다. 엄마 손잡고 성당 따라다니던 코흘리개 시절의 기억인데, 어느 날 하루는 성당 정문부터 예배당까지 길게 입간판들이 늘어서 있더군요. 덕지덕지 사진들이 붙어있었는데, 무슨 사진인지 다가가 본 그것들은 어린 제게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사진에는 장갑차에 깔려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얼굴과 여기저기 내장이 터져나온 시체, 아무렇게나 잘려나간 팔다리들이 날것 그대로 펼쳐져 있었습니다. 피로 물든 광주의 흔적이었습니다. 전두환 정권시절, 군홧발을 피해 숨은 자들이 최후의 피난처에서 벌이는 투쟁이었습니다.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못하던 시절, 시대의 아픔이 공유되지 않던 현실, 그게 제가 기억하는 첫 광주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오늘을 봅니다. 그 때에 비해 지금은 얼마나 다행인가요. 기술의 성장이 이렇게 고마울 때가 없습니다. 옷 벗겨지고 피흘리는 동료들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지금은 그 때에 비하면 얼마나 소통이 자유로운가요. 역사의 반복에서 기술의 발전을 봅니다. 참 슬픈 발견입니다.
2008/06/03 01:58 2008/06/03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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