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pio's blog

위지아

2008/06/27 14:51 인터넷
위지아(wisia)라는 서비스를 알게 된 건 몇 달 전입니다. nhn 공동창업자였던 김범수씨가 만든 서비스라는 말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가 베타 테스터를 신청했었죠. 그 뒤로도 몇 번인가 접속해 둘러본 적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서비스는 그닥 매력적이지 못했어요. 김범수라는 네임 밸류가 없었다면 벌써 잊혀진 사이트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까지도 위지아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몇 매체나 기자들이 보도 자료를 인용하는 것일 뿐 서비스 자체가 성공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정말 시장이 주목하는 서비스라면 기사 내용이 다르죠. 사이트가 돌아가는 양상을 봐도 많은 사용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인위적으로 사용자의 참여를 강요하는 서비스를 높게 보지 않습니다. 이런 건 집단 지성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사용자에 의한 집단적 컨텐츠의 생산 정도랄까요.

지식in도 같은 맥락의 서비스지만 이는 네이버라는 검색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위키피디아 또한 집단 지성의 대표 사이트로서 전세계 모든 매체와 참여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지, 지금과 같이 사용자 참여라는 캐치프라이즈가 너덜너덜해진 상황에서는 다 먹고 남은 떡고물 정도밖에 못 주어 먹습니다. 안정권에 접어들 정도의 추진력을 얻기가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사용자 참여라는 것은 부족한 2%를 채울 때 의미가 있지 없는 98%를 채우기 위한 방법으로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위지아는 리스트를 1. 만들고 2. 참여하고 3. 추천하는 과정을 통해 생산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검색을 통해 이를 소비하면서 가치의 선순환을 이루게 되죠. 하지만 이 사이클이 제대로 순환하려면 몇 가지 넘어야 할 장벽이 있습니다. 만들고 싶어해야 하고, 참여하고 싶어야 하며, 추천하고 싶어야 합니다. 하나만 넘기도 힘든데 세 개나 넘어야 하니 눈 앞이 막막합니다.

왜 리스트를 만들고 싶어해야 할까요? 왜 굳이 여기서 만들고 싶어야 할까요? 왜 다른 사람이 만든 리스트에 참여하고 싶어야 할까요? 문제는 내가 여기서 왕성하게 활동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잘해야 이 서비스안에서 유명한 사람 정도? 별로 매력적이지가 않습니다. 그럴꺼면 뭐하러 여기서 정력을 낭비하겠어요 지식in에 가서 왕관을 쓰지.

추천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대부분의 서비스에서 추천의 무효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검증이 되었다고 봐요. 해당 서비스에 무한애정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고서는 거의 추천을 하지 않습니다.

그럼 반대로 소비의 측면에서 이 서비스는 어떤 가치를 가질까요? 몇 개의 단어로 검색을 해 봅니다. 만족할만한 대답이 나오나요? 풀 자체가 워낙 작기 때문에 의미있는 결과를 돌려받기 어렵습니다. 왕성한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효율적 소비 또한 불가능한 상태 입니다.

성공하려면 이 캐즘을 뛰어넘어야겠죠. 어느 쪽에 드라이브를 거느냐의 전략적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초기 지식in이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엄청난 수의 문답을 채워넣었던 것처럼 소비 가치를 보강해 검색 효용성을 추구하는 방법이 우선 떠오릅니다. 하지만 검색과 연동되는 지식in과는 달리 이 서비스는 소비 측면만 강조되어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은 아니기 때문에 비용 대비 가치가 높지 않습니다.

그러면 반대로 사용자들의 적극적 참여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더 쉽게 만드는 것도 방법이고 다양한 사용자 가치를 고민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녹록하지는 않습니다. 핵심 프로세스가 주는 메리트가 높지 않기 때문에 부가적 요소들이 신장해도 서비스 경쟁력이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 입니다.

이런 컨셉의 서비스는 국내에도 이미 있었습니다. 롤링리스트라는 서비스죠. 오픈마루라는 브랜드를 등에 업고도 그닥 잘 풀리지 않고 있는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같은 컨셉이지만 위지아가 조금 더 잘 만들어내긴 했습니다. 하지만 핵심 사용자 가치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위지아 또한 롤링리스트 수준 이상의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2008/06/27 14:51 2008/06/2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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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ron의 생각

    ironyjk's me2DAY 2008/06/28 09:51 D

    위지아에 대해서..
  1. 빨빤 2008/06/27 18:27 U E R

    보상 시스템의 부재라고 봐요. 사용자는 행위를 하고, 그 행위에서 소득을 얻을 수 있어야 하는데 소득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는게 아쉽다고나 할까. 몇번 써보다 재미없어서 관뒀;;

    • Lipio 2008/06/29 17:35 U E

      요즘 들어 가치 사슬에 대한 고민없이 사용자 참여만 강요하는 서비스들이 늘었죠.

  2. 흉악곰푸욱 2008/07/01 10:46 U E R

    리스트형 컨텐츠에 대해서 아직 익숙하지 않은 건 아닐까 싶기도하구요. 개인적으로는 롤링리스트, 위지아 두 서비스에서 나오는 결과물이 검색을 통해서 찾았을 때 딱 원하는 답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도 있구요. ㅎㅎ 리스트방식이 어떤 류의 컨텐츠를 담았을 때 가장 의미가 있을지도 한번 고려해봐야 할 문제 일수도 있구요.^^;; 어려운 이야기 인 것 같습니다.

    • Lipio 2008/07/01 13:25 U E

      정보의 습득 측면에서 리스트는 매우 효율적인 형태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산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만들기 어려운 형태일 수 있습니다. 생각을 몇 개의 아이템으로 축약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좋은 리스트를 만들려면 오랜 동안의 가치 비교와 선별, 랭킹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데, 사용자들이 이런 수고를 해주리라 기대하긴 어렵죠. 그러다보니 말씀하신 것처럼 만족스러운 검색 결과를 얻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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