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생은 뮤지컬 배우입니다. 유명하진 않지만 나름 왕성히 활동하며 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미니홈피에 들어가면 짙은 분장을 한 채 포즈를 잡고 있는 사진들이 종종 올라오는데, 평소의 그 놈 모습을 알고 있는 형으로서는 키득키득 웃음이 날 때가 많습니다. 그런 진지한 모습이 낯설다고 할까요. 어른 흉내를 내는 아이처럼 어색해 보이기만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겠죠. 특히 객석에서 바라보는 배우로서의 동생은 무척 다를 것 같습니다. 모두가 다른 면을 보고, 각기 다른 경험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이 블로그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내 가족들이, 내 친구들이, 직장 동료들이 이걸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누군가는 나처럼 키득대며 웃고 있지는 않을까. 서비스에 관한, 디자인에 관한 나름의 경험을 가진 것처럼 글을 쓰고 있지만, 저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 제게 일을 가르쳐주셨던 분들이 보기에는 이 얼마나 얕은 사고로 보일까요.
그래서 대중과 소통하는 것에 부담이 생깁니다. 내가 만든 나의 모습이 어느 순간 와장창 깨지지는 않을까, 언젠가 뻥하고 터져 쪼그라든 본래의 모습을 들키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물론 블로그에 100% 솔직한 생각을 담을 수는 없기에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어느 정도 가공되고 포장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거품의 두께가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내 생각 중 대중적으로 의미가 있는 부분만 살짝 떼놓고 나인척 하는
것은 아닐까, 그것을 정말 나라고 할 수 있을까, 짐짓 허영과 유세를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이런 고민도 어느 순간에는 적당한 선에서 흐지부지 되어 잊혀지겠지만, 적어도 블로그를 계속 쓰는 동안은 끊임없이 반복될 것 같습니다. 다양한 환경에서의 자아, 어쩌면
평생 계속해야 할 고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