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pio's blog

네이버 덧글 개편, 이번은 실패다


네이버 뉴스 댓글이 바뀌었단다. 뭔가 더 좋아졌다고는 하는데, 나는 일단 불편한게 먼저다.

계층화된 구조로 인한 복잡성의 증가

이전보다 불편하다라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일단 구조가 계층화 되었기 때문이다. 한 번에 주르륵 보던 이전과 달리, 몇 개의 단계를 거치는 동안 기존보다 많은 클릭을 해야 한다.

댓글 상단 또한 너무 넓어 댓글을 보기까지 계속 스크롤 해줘야 한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바로 볼때는 문제가 덜하지만, 클릭해서 들어가 다른 몇 개라도 읽어볼라치면 매 페이지마다 스크롤의 압박이 장난아니다. 댓글을 쓰는 공간 정도는 숨기거나 밑으로 내리는 것이 낫다.

잦은 페이지 새로 고침과 페이지 이동 또한 네비게이션을 방해한다. AJAX까지는 아니어도 페이지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은 고민되어야 한다.

칭찬, 비판, 이의제기, 기타

댓글을 기준에 맞게 스스로 분류하란다. 기획자는 이를 통해 의견을 분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겠지만, 효과는 의문이다.

글을 쓰는 사용자에게 고민할꺼리를 만들어 주는건 지양해야 한다. 당연히 스트레스다. 내가 지금 쓰는 글이 칭찬일지 비판일지 미리 결정을 해야 하는건 자유로운 글쓰기를 방해한다.

그렇게 복잡하게 고민하며 댓글 쓰는 사람이 어디있나? 네이버가 원한대로 지나가다가 툭툭 한마디씩 던지던 사람들은 확실히 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전체 커뮤니케이션 양도 줄어든다. 오히려 매니아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칭찬과 비판의 대상은 또 누구인가? 글을 쓴 기자인가 아니면 글의 주인공인가. 이의제기? 어떤 이의를 제기하는건데? 기자에게? 네이버에게? 구분의 대상이 불분명하다. 혼란스럽다.

덧글쓰기는 일반적인 글쓰기와 다르다. 사용자가 임하는 마음가짐이 다르다. 덧글에 제목을 써야하고 어떤 종류의 글인지 선택하게 하는 건 분명히 불편하다. 장담하건데 대부분의 글은 가장 처음 선택값인 ‘칭찬’에 몰릴 것이다. 분류가 무의미해지는 순간이다.

진지해져라! 너!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계속 강요한다. 진지해져라. 진지해져라. 덧글 하나를 쓸때에도 진지해져라.

악플러들 때문에 골머리 썩는건 알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체적으로 서비스를 어렵게 만드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 쓸 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쓴다. 오히려 가끔 글을 쓰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난다.

댓글을 열어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여론을 보기 위해서다.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을 보면 은근히 안심하고, 의견이 다르다면 왜 다른지 듣고 싶어한다. 나를 평균화 시키려는 의지가 지속적으로 작용한다.

그것이 일부 열성 사용자들에 의해 왜곡된 여론일수도 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그것 정도는 구분하면서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 네이버가 개입했다. 하루 댓글 갯수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블로그를 연결시켜 실명화를 유도하는 방법으로 개입했다. 친절하게 다가와 속삭인다. “내가 나서서 정화시켜줄께~”

고맙지만 “No thanks” 다. 나도 그 정도는 구분하면서 읽을 줄 안다.

-

네이버는 결국 악플러들의 활동을 ‘제한하기 위해서’ 개편한 것이지, 합리적인 다수의 여론을 반영하기 위해 개편한 건 아니다. 생산적인 발전이 아니라 부정적인 퇴보다.

여론을 정직하게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좋다.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을 흐리는 사람들을 내보내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건 곤란하다. 다른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유도하도록 장려하는게 맞다.

사용자들의 반응은 벌써 나온것 같다. 심지어 악플러들 조차 어리둥절해서 아직 활동을 안하고 있다. 아직도 뉴스 1면에 올라온 기사에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댓글이 안 달렸다. 이거 대단한거다.
2006/04/07 13:39 2006/04/07 13:39
2006/04/0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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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크래커통 2006/04/07 14:47 U E R

    잘 읽고 갑니다. 공감 100% 입니다. 유저를 제약하지 않으면서도 우수한(적어도 마구잡이 욕설만이라도 걸러낸...) 컨텐츠나 댓글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늘 고민 고민 입니다.^^

  2. 표순권 2006/04/07 14:54 U E R

    전체적인 개선방향의 의지는 분명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이익을 위한 개편방향이 아니라
    상당히 사회기여적인 개편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사용자의 불편성은 확실히 있습니다.
    네이버가 요상태로 불편하게 내버려두지는 않겠죠..

  3. lunamoth 2006/04/07 15:21 U E R

    태터 댓글 창 방식이나 다른 방식으로 로딩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댓글창의 접근성은 많이 떨어질것 같습니다. 확실히 댓글도 줄어든 느낌이고요. 오마이뉴스 댓글란식의 추천 방식도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궁금해집니다.

  4. Daniel 2006/04/07 15:48 U E R

    로딩 문제를 제외하면 큰 문제는 없어보입니다. 사실 댓글의 성격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댓글이라면 안 다는 것이 백만배 낫다고 생각합니다. 댓글은 지나가다 한 마디 툭 던지는 것이 아닙니다.

    • 리피오 2006/04/08 13:17 U E

      지나가나 한마디 툭 던지는 게 나쁘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욕이되고 인신공격이 되니 문제지, 자기의 생각을 한줄 정도로 간단히 표현하는건 충분히 의미있는 리액션입니다.
      미니홈피에서 게시판보다 방명록을 더 많이 쓰는 이유는 우리네 커뮤니케이션 형태가 그리 복잡하지 않다는 반증 아닐까요?

  5. Mr.Sunday 2006/04/07 17:09 U E R

    악플에 대한 개선은 일어나지 않은 듯 합니다. 어쩌면 이번 개편 시험해보라고 음주운전 한 건 아닐까? 하는 망상도 해보았죠. 농담이구요~ 네이버가 꾸준히 서비스에 신경쓰고 있는 부분은 배울 점이지만 돌아보고 개선하기에는 너무 미흡한 것 같습니다.

  6. 유이키치 2006/04/07 19:28 U E R

    Daniel 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지나가다 툭, 자기가 하는 이야기가 긍정적인지(칭찬) 부정적인지(비판)조차 생각하는게 귀찮을 정도라면 굳이 말해야 할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그런건 더더욱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볼 수 없죠.

    • 리피오 2006/04/08 13:26 U E

      우리는 누군가가 장황하게 늘어놓은 얘기에 항상 장황하게 반박하진 않습니다. 실생활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진지한 생각없이, 짧은 문장 몇개의 지속적 반복인 경우가 많습니다.
      칭찬,비난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선택 하나가 사람들이 글을 쓰려고 할 때의 장벽을 높인거라는 뜻이며, 다른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7. noesc 2006/04/08 07:17 U E R

    Daniel님과 유이키치님 말씀에 저도 동의합니다. 다소간 불편한 것이 전체에게 이익이 된다면 고려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며, 편리함이란 공익을 위한 쪽으로 추구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8. 표코리아 2008/04/03 01:34 U E R

    개편 2년이 가까워오는 지금,
    네이버댓글개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Lipio 2008/04/03 10:57 U E

      아시겠지만 이 글을 쓸 당시와 지금은 몇 번의 개편을 거쳐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기반으로 현재의 네이버 댓글 시스템을 재분석하기는 어렵습니다.

      단, 네이버가 웹미디어의 대표 창구로 자리하고 있는 지금 네이버 댓글 또한 대표적인 여론 창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네이버는 미디어로서의 책임을 강요받지 않기 위해 서비스로의 적극적인 참여(신생 서비스에서 흔히 나타나는) 보다는 오히려 객관적으로 중재하고 관리하는 역할에 치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인터페이스적으로 보자면 아직 개선의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사업적인 이슈 때문에 주저하는 것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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