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pio's blog

공격적인 글 쓰기

수 년간 알고 지낸 지인이 블로그의 글을 읽고 메신저를 걸어왔다.

"글이 왜 그리 공격적이야. 사람 못잡아 먹어서 안달났냐"

인터넷을 하면서 공격적으로 글을 쓴다는 소리를 가끔 듣는다. 행간에 날이 서있고 가끔은 비아냥과 오만까지 느껴진단다. 인정한다.

내 글은 문장이 짧고 단정적이다. 줄줄 늘어지는 만연체를 고쳐보고자 짧게 쓰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너무 짧아 재수없게 느껴질 때가 많다. 한 때 챙겨봤던 논객의 글에서 영향을 받았지 싶은데, 그는 글로 정치를 담아야 했기에 날카로웠다지만 나는 글에 쓰레기를 담는데도 날카롭다. 이거 잘못 배웠다.

~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 수도 있습니다. ~라고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장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읽는 사람에게는 겸손해 보일 수도 있겠으나, 호흡이 늘어지고 논점이 흐려지는 단점도 있다.

글은 당연히 그 사람의 생각을 담는다. 그것이 사실이든 주장이든 스스로 알고 이해하는 한도 내에서는 그 사람의 생각이다. 그런 글에 '겸손'을 더하고자 말을 늘리는 것, 별로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곱상한 문장들 들어내도 건조한 그 자체로 오해없이 읽어주길 바랄뿐이다.

내 글은 사람들이 읽고 지나가는 수많은 글들 중 겨우 하나일 뿐이다. 그래서 난 짧게 쓰려고 노력한다. 전하고자 하는 바만 적고 군더더기는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한다. 그게 이해하기에도 쉽고, 시간도 덜 잡아먹으며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06/04/11 00:23 2006/04/11 00:23
2006/04/11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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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레는 마음 2006/04/11 00:49 U E R

    기자 생활을 오랫동안 했던 헤밍웨이는 문장이 간명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저도 늘어지는 만연체는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는 그런 문체가 심히 있습니다만] 리피오님의 말씀에 백분 공감합니다.

    • 리피오 2006/04/11 10:55 U E

      같은 짧은 문장으로 누구는 우주를 담는데, 전 왜 날만 세우는지 모르겠습니다. 뭉개려고 노력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 찾아뵙고 몇 글 읽었습니다. 좋네요. 앞으로 가끔이라도 들러 좋은 얘기들 듣겠습니다.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2. 아나시스 2006/04/12 23:08 U E R

    공격적인 글쓰기- 그 목적과 효율성에 대해 저도 백분 공감합니다. 저 역시 짧고, 간결하고, 강하게 글을 쓰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주제에 따라서는 잘 되지가 않아서 필력 부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너무 강하게 썼다가 괜히 오해를 사서 다른 데에서 제 글을 욕하는 글을 본 적도 있어서;

    • 리피오 2006/04/13 17:39 U E

      제가 고민하는 바도 그렇습니다 ㅠ_ㅜ

  3. 패스츄리 2006/05/01 13:22 U E R

    저역시 미국식, 일본식 빠다 문체를 좋아하는지라 단정적인 문체가 좋더군요. 우리나라 문체는 부드럽지만 가끔 주어와 술어가 너무 떨어져서 다 읽고 나서도 무슨말인지 아리송할 떄가 있습니다. 저역시 '내 생각인데' 같은 말이나 '나는' 같은 말을 문장에서 의도적으로 피합니다.

    • 리피오 2006/05/04 21:55 U E

      그래도 패스츄리님의 글은 따뜻해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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