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메시지

하라 켄야의 '디자인의 디자인'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가슴에 박혔던 문장은 "우리 주면에는 쓸모없이 남아도는 메시지가 너무 많다"는 사토 마사히코 교수의 이었다.

정말로 우리는 메시지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 제품, 서비스 모두는 그것을 만든 사람이 그걸 접하는 사람에게 전하는 크고 작은 메시지의 집합이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사용되길 원하는지를 꼼꼼히 적어둔 설명서와 같다.

가족을 위한 저녁 식사는 간결하다. 말로 하지 않아도 통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어머니로서, 아내로서의 메시지를 굳이 담지 않는다. 하지만 식당 음식은 주인이 담고자 하는 메시지가 차고 넘친다.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해 만들고 있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 여러번 다듬고 포장한다.

하루에 한 번 정도 방문하는 사람에게 스타벅스는 편안한 휴식의 공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하루 종일 그 공간에 갇혀있어야 하는 종업원에게는 그 은은한 조명과 조용한 음악도, 향기로운 커피향도 그것들이 가진 메시지에 의해 어느 순간 무겁고 지겨운, 부담스러운 것들로 변해버린다. 압사당하는 것이다.

사용자에게 있어 메시지는 짐이다. 잔소리다. 좋은 말도 여러번 들으면 피곤하듯, 아무리 그것이 사용자를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곧 피곤하고 지겨운 일이 된다.

구글이 극단적으로 심플한 인터페이스를 추구하는 것은 그들의 제품들을 삶에 꼭 필요한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 시키기 위한 것이다. 사용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메시지를 최소화해 자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일체의 허영을 배제하고 최소한의 메시지만을 남겨두는 것, 그것이 영속성을 획득하기 위한 방법이다. 그래야 삶 속으로 파고들 수 있다.

목적 시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상품에 따라 용인될 수 있는 기준도 다르다. 메시지를 간결하게 다듬는 것보다 한 번의 경험으로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큰 시장을 목표로 한다면, 날마다 사용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간결해야 한다. 멜론은 무거울 수 있지만 한메일이 무거워서는 안 된다.

디자인은 메시지를 정제하는 과정이다. 선과 점, 색과 이미지, 촉감 같은 표현 요소를 통해 적당한 시점에 적절한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화자의 메시지가 가장 극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정련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하나의 제품(서비스)은 잘 조율된 하나의 예술 작품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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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5 18:56 2008/12/1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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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

지난 십여 년간 메타(meta)체를 즐겨썼는데, 최근엔 그 관심이 (din)으로 옮겨가고 있다. 영소문자 표기는 특히 매력적이다. 봐 온지 수 년인데 이제사 들어와 박히는 걸 보니, 사람 마음 참 어지간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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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8 13:23 2008/12/0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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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관점에서의 웹디자인

어쩌다 맥이 두대가 되어 이들간 동일한 업무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방법을 찾다가, 모바일미(mobileme)라는 애플의 최신 서비스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60일의 시험기간을 경험할 수 있어 제깍 신청하고 몇 일 사용중인데, 결론적으로 업무 환경 동기화 기능보다는 웹하드적인 성격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데이터의 완벽한 회수가 불가능한 분산 네트웍 환경에 개인 데이터를 올려놓는 것을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개인적 성향상(빅브라더 무섭다능;), 시험 기간 종료 후 서비스 연장을 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별로 없어 보입니다.

그것보다 오늘 얘기하고 싶은 건 모바일미 웹사이트의 디자인입니다. 유비쿼터스 맥 환경을 구축하는 차원에서 맥 어플리케이션과 거의 같은 톤앤매너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이런 디자인을 보면 웹 디자인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속성으로 언급되는 용량과 로딩 효율성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거의 모든 웹사이트가 네트웍 속도가 느린 지역에서 웹페이지 처리 속도가 느린 컴퓨터로 접속했을 때도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가볍고 빠르게 디자인하는 것을 우선하는 현실에서, 맥의 디자인은 그것을 거의 정면으로 거스를만큼 풍부한 그래픽과 다양한 스크립트를 사용하고 있죠.

사실 '풍부한 사용자 경험'이라는 미명하래 플래시와 이미지로 떡칠된 웹사이트를 빈번하게 접할 수 있는 한국적 상황에서는 그리 이슈가 될 것이 없지만, 가장 극명한 대척점으로 언급될 수 있는 구글(그들도 최근엔 자바 스크립트에 많이 의존하고 있지만)이 여전히 환영을 받고 있는 글로벌 웹환경에서 지금의 맥 디자인은 상당히 모험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굳이 모바일미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그들의 웹디자인은 웹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출판쪽에 가까운 모습을 보입니다. 한 화면을 한 장의 종이로 봤을 때 느껴지는 저 아름다운 레이아웃은 제작, 운영 효율성 차원에서 장려되는 그리드 기반의 일반 웹사이트와 조금 동떨어진 양상을 보이죠.

디자이너와 개발자 사이에서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웹디자인이 갖추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속성으로서의 속도가 무시된다는 것은 예를 들어 옷을 디자인하는데 있어 가격과 실용성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과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글이 추구하는 텍스트 기반의 가벼운 웹사이트를 유니클로라고 보고, 웹이 사용자와 접점을 이루는 순간의 감성적 카타르시스를 중요시하는 맥의 디자인을 오뜨꾸뛰루 정도라고 보면, 패션 소품으로서 옷이 갖는 기본적인 심미적 가치 추구보다 그것이 생산되고 유통되며 소비되는 환경을 더 중시하는 유니클로와 그것들은 일절 무시하고(혹은 우선 순위를 낮추고) 오직 미적 완성도로서만 이해되고 관찰되는 상황, 즉 런어웨이에서의 오뜨쿠튀르 디자인을 동일선상에 놓고 가치 판단을 하기란 어렵습니다.

길거리나 학교, 회사에서 흔히 발견되는 아이템으로서 유니클로(류의 브랜드)가 갖는 포지션이 있고, 고급 연회장이나 칵테일 파티의 참석자들이 입는 의상이 거의 오뜨꾸튀르 수준의 미적 가치를 추구한다고 봤을 때, 하나의 목적에 대한 두 갈래의 큰 줄기를 굳이 한 가지 잣대로 비교평가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환경과 사용자, 목적에 따라 중요시해야 하는 것들의 우선 순위를 고려하고 그것들을 적정한 비율로 잘 섞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뻔한 얘기 하나 하자고 이렇게 길게 글을 쓰는 이유는, (이전에도 언급했었지만) 이건 뭐 거의 올플래시 수준인 하나은행 웹사이트를 보면서 은행 사이트가 그 정도의 드레스업을 추구하는 것이 과연 필요한가 탄식이 나오게 하는 것도 웃기고, 속도 하나에만 매달려 예쁘지도, 기능적이지도 않은 굴림체로 완전 드라이한 텍스트 기반의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도 웃기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 입니다. 둘 중의 어느 하나도 최선이 아닌데, 본인이 우선하는 기준을 바탕으로 다른 디자인을 애써 폄하할 필요는 없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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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6 13:39 2008/10/1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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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젤 홈즈

"지면이나 웹에 표현되는 모든 정보는 일종의 한계, 마지노선이라는 것이 있다. 이 마지노선 안에서 사용자가 정보를 선택할 수 있는 구조가 되었을 때, 비로소 정보를 바라보는 시점이나 견해라는 것이 생겨날 수 있다. 결국, 사건 자체도 어떤 맥락을 가짐으로써 논리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Nigel Holmes,「Nigel Holmes on Information Design」,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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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5 11:12 2008/10/1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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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unes 8 개선점 및 평가

이번에 버전업된 iTunes 8에서 몇 가지 소소한 개선이 눈에 띕니다. 먼저 앨범 브라우징 방식의 변화인데요, 애플이 자랑하는 커버플로우가 아닌 그리드 방식의 배열로 메인 인터페이스가 바뀌었습니다. 검은 배경에 앨범 커버들이 놓여진 느낌이 전체적인 톤앤매너와 조금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 눈에 많은 앨범을 조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성은 더 높아졌습니다.

그렇다고 커버플로우가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보기 옵션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드 배열은 이전의 앨범 단위로 보여지던 옵션이 바뀐 것입니다. 커버플로우의 감성적 인터페이스 대신 그리드 정렬의 기능적 인터페이스를 메인으로 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방향 전환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두번째로는 새로 추가된 지니어스 플레이리스트(Genius playlists)와 지니어스 사이드바(Genius Sidebar) 입니다. 전자는 내가 선택한 노래를 기반으로 이미 가지고 있는 곡들 중에서 재생목록을 만들어 주는 것이고, 후자는 내가 선택한 노래와 비슷한 추천곡을 스토어에서 추출해 표시해주는 기능입니다. 이 기능들을 쓰려면 내가 가진 곡 리스트를 애플에 통째로 보내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곡 목록을 기반으로 취향을 판단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곡을 추천해 주는 거죠. 예, 한 마디로 더 많이 팔아먹자는 심산입니다. :-)

여러 사람들로부터 수집한 플레이리스트 기반으로 한 추천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Last.fm과 같은 컨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뒷단의 추천 알고리즘이 궁금한데, 몇 가지 테스트를 해 본 결과 같은 아티스트, 같은 앨범으로 추천되는 경우가 많은 걸 보면 아직 만족할 수준의 고도화를 이루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비 영어권 곡은 잘 인식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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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8 18:26 2008/09/1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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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플로우

커버플로우는 분명 뛰어난 인터페이스입니다. 손맛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빼곡하게 꽂혀있는 CD장에서 하나하나 열어보는 듯한 느낌을 받죠. mp3라는 무형의 데이타에도 수집욕을 불러일으키는,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지를 브라우징 하는 방법에 있어 커버플로우만이 유일무이한 해답은 아닐 겁니다. 컨셉이나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더 우월한 인터페이스를 만들 수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엔 이 커버플로우가 너무 남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미지 브라우징이 필요한 거의 모든 서비스에서 기본 인터페이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상황에서 커버플로우만 빛이 나더군요. 왜 더 멋진 인터페이스를 고민하지 않죠? 누군가가 획기적인 걸 만들었다면, 그 정신을 본받아 "그래 우리도 멋진 걸 만들어보자" 라는 생각을 해야지 결과물만 살짝살짝 바꿔 내것입네 해서는 도무지 장기적인 발전이 어렵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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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2 10:54 2008/07/2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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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 인터페이스

오피스 2007에 적응해 보려고 꽤 노력을 했지만, 결국 2003으로 돌아왔습니다. 리본 인터페이스는 도무지 적응이 안 되는군요. 똑같은 작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클릭수가 이전에 비해 3배는 늘어난 것 같아요. 기능 중심의 분류라는 컨셉은 좋지만 완성도는 상당히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전 방식에 워낙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도 싶었지만, 비슷한 방식을 (먼저) 사용하고 있는 iWork에서는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보면 또 그건 아닌 것 같아요. 2007 버전으로 처음 오피스를 접하시는 분들의 반응이 궁금하군요. iWork랑 비교 테스트를 해봐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ps. 예전이라면 조목조목 비교기를 써올렸겠지만, 이젠 그럴만한 열정이..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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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4 19:12 2008/07/1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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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키

최근 노트북들은 펑션키(Fn)를 가장 왼쪽에 두던데, 이 배치 참 불편하지 않나요? 펑션키야 잘 쓰지 않으니 어디에 두어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덕분에 컨트롤키(Ctrl)의 위치가 바뀐 것은 문제 같아요.

컨트롤키는 윈도우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특수키 입니다. 위치는 예로 부터 가장 왼쪽이었고, 지금도 데스크탑용 키보드에는 가장 왼쪽에 자리하고 있죠. 자판 위에 손을 올려놓으면 새끼 손가락이 자연스럽게 닿는 위치입니다.

그런데 펑션키가 이 위치로 오고 컨트롤키는 한 칸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이제는 컨트롤키를 누를 때마다 일일히 위치를 확인해야 하는 불편이 생겼습니다. 이전보다 손바닥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컨트롤키를 누를 때마다 손목도 높아져 버리죠. 작업 피로를 증가시키는 요인입니다.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키를 거의 쓰지 않는 키 바로 이웃해 두면서도, 그것도 상당히 어정쩡한 위치에, 기존 배열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불편을 강요하면서까지 꼭 그 위치에 두었어야 했는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가끔은 '이거 맥 보고 그대로 따라한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맥도 그 위치에 펑션키를 두거든요. 하지만 맥은 컨트롤키 대신 커맨드키를 씁니다. 컨트롤키는 쓸 일이 거의 없다는 얘기죠. 맥 입장에서 자주 쓰지 않는 펑션키와 컨트롤키를 한 곳에 모아두는 것은 옳은 선택입니다. 윈도우의 경우와는 다르죠.

키의 용도가 다른 두 O/S가 같은 키보드 배열을 가집니다. 어느 한 쪽은 틀렸다는 얘기인데, 과연 어느 쪽이 틀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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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0 10:48 2008/05/2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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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림체

디지털과 아날로그,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희미해져가고 있는 최근의 컨버전스 환경에서 개인적으로 유일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한 가지의 흐름이 있는데, 그건 바로 인쇄물에서의 굴림체 사용입니다.

굴림은 한글의 안티알리아싱이 지원되지 않던 시대의 불가피한 선택이었지, 그 자체로서 심미적 완성도가 높은 폰트는 아니거든요. 자모음과 여백의 구성, 장평 비율이 그닥 예쁘지가 않습니다. 굴림을 사용한 인쇄물이나 명함, 제품에 각인된 레터링을 보면 이 디자이너 참 성의없게 디자인했네하는 생각이 들죠.

굴림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사용된 데에는 MS가 윈도우의 한글 글꼴로 굴림을 선택한 영향이 큰데, 최근의 운영체제인 비스타에서 맑은 고딕이 시스템 폰트로 대체된 것을 보면 이제는 디지털 환경에서조차 굴림이 그닥 매력적인 글꼴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루 수 시간의 컴퓨팅 환경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요소가 글자이기 때문에, 글자가 예쁘게 보이면 감성적인 만족도가 올라갑니다. 웹사이트 등 불가피하게 굴림을 써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다른 매체에서는 제발 굴림 좀 그만 썼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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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2 14:03 2008/05/0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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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녹색 검색창

네이버가 녹색 검색창을 브랜드화 시키고 나서, 다른 포탈들도 검색창에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비슷비슷한 모양새로 말이죠. 국내에서는 점유율 70%의 포털이지만, 구글에 비해 검색 기술이 떨어진다고 평가를 받고 있는 네이버가 검색창을 부각시킨 건 역설적이기까지 합니다. 검색 키워드를 둘러싼 환경을 조성하는데는 분명 특별한 능력이 있는 기업이지만, 검색 기술 자체로는 사실 별 특징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한국 검색 시장에 있어 네이버의 상징성과 함께, '궁금하면 주소창에 XXX를 쳐봐' 라는 자리를 '궁금하면 네이버에 XXX를 쳐봐' 로 바꿀 수 있었다는 건 넷피아의 몰락과 함께 네이버의 현재 시장 상황을 잘 보여주는 현상 중 하나입니다.

네이버를 통한 검색을 유도했던 초반의 광고들은 네이버와의 제휴를 통해 어느 정도 광고비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네이버 입장에서도 밑질 게 없는 장사죠. 하지만 점점 그런 광고가 많아지고 대세화 되면서, 지금은 모든 광고들이 당연하다는 듯 자사 키워드가 입력된 녹색창을 지면에 올리고 있습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입니다.

네이버는 이 과정을 통해 검색이라는 행위 자체를 상징화 시킬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고, 그 결과물로서 연두색으로 감싼 검색창은 참 효과적인 메타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검색창의 브랜드화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자, 경쟁사들도 검색창을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참으로 안타깝게도 시장은 2등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디자인 완성도 또한 네이버를 따라가기 어려울 뿐더러, 이미 검색창의 상징성은 네이버의 것이 되어버린 상황입니다. 네이버만큼 분명한 자기 컬러를 가지고 있지도 않을 뿐더러, 지금와서 네이버를 따라해도 온오프라인으로 쏟아지는 네이버 연동 광고의 물량을 역전시킬 수는 없을 겁니다.

사실 검색을 차별화 시키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다음이 네이버 검색과 차별화 시키기 위해 올 한 해 엄청나게 쏟아부은 'UCC 검색' 도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죠. UCC 검색의 차별화도 와닿지 않았고, 다음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UCC들이 모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정말 UCC 검색 전문 포털이 되고 싶었다면 보다 극명한 차별화를 시도했어야 했겠지만, 포털로서의 지위도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결국 이도저도 아닌 캠페인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검색 자체의 차별화가 어렵다면 메타포 만이라도 다른 것을 차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검색에 있어 검색창은 분명 매력적인 아이템이긴 하지만, 지금와서 똑같이 검색창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다른 상징을 찾는 게 나아 보일 것 같은데 말이죠. 아니면 아예 검색에 미련을 버리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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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5 14:49 2008/02/2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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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와 지름길

MSN 뉴스를 메신저로 보내는 기능이 개발됐다고 해 사용을 해봤습니다. 인터페이스를 연구하는 사람에게 이종 어플리케이션간의 연동은 언제나 흥미로운 뉴스거든요.

MSN 웹사이트에 방문해 기사를 클릭해 들어갑니다. 제목 위에 위치한 메신저보내기 버튼을 클릭하니, 사용자 선택 화면이 나타나네요. 목록에서 사용자를 선택해 확인 버튼을 누르면 메신저를 통해 초대 메시지가 날아가고, 초대를 수락하면 메신저 창이 넓어지면서 우측으로 뉴스가 보이는 방식 같습니다. '같습니다' 로 애매하게 끝을 맺는 이유는 아직 마지막 단계 확인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직 불안정한 것 같아요. 곧 완벽한 테스트가 가능하겠지만, 프로세스는 이미 파악을 했으니 상관은 없습니다. 어쨌든 결론을 얘기하자면 참 비효율적인 기능 같습니다. 왜 이런 기능을 만들었는지, 만들어야 했다면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어요.

서핑을 하다가 재미있는 사이트를 발견해 친구에게 메신저로 보내는 경우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바이럴 마케팅의 주요 채널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 때 친구에게 보내지는 정보의 형태는 단순한 URL 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받는 사람은 자동 링크가 걸린 URL을 클릭해 브라우저로 해당 페이지에 방문하게 되구요.

이 기능을 더 강력하게 지원해, 브라우저 시장과 메신저 시장에서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 목적을 이루려면 기존의 방식보다 분명 빠르고 편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위에 예로 들었던 흐름 중 일부는 분명 장벽이 있습니다.

우선 사용자 선택 화면. 그룹으로 잘 구분된 메신저 목록이 화면에서는 가나다순으로만 표시되어 선택이 어렵습니다. 사용자가 이미 정리해둔 목록 순서대로 표시되는 것이 낫습니다. 또 사용자 선택 후에도 URL만 날아가면 되지 그걸 굳이 메신저 서비스안으로 끌고 들어와서 초대와 수락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새로운 플러그인을 깔아야 하며, 메신저 창이 확장되어 그 안에서 브라우징을 하도록 만들어야 했을까요? 과연 그래야만 '화면을 함께 보며 대화한다' 라는 느낌이 들 거라고 판단한 걸까요. 저렇게 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경우 브라우저와 메신저 창을 넘나들며 실시간 대화가 이뤄지고 있을 텐데요.

숲을 만들고 잔디를 깔면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길로 어느 새 작은 오솔길이 생겨나고 지름길이 만들어 집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사람들 스스로가 깨닫고 만들어 냅니다. 아무리 그 옆에 넓고 으리한 아스팔트 길을 만들어도 사람들은 관심을 두지 않을 겁니다. 늘 지나던 그 길이 편하고 빠르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차라리 그 길에 꽃 몇 송이, 나무 몇 그루 더 심는 것이 관리자의 센스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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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1 11:25 2008/02/2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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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문

문을 열 때, 미는 사람도 있고 당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은 진행 방향을 거스르지 않는, 미는 방향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많은 문들은 밀수도 있고 당길수도 있게 만들어져 있죠.

하지만 목적에 따라 한 방향으로만 강제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은행문 입니다. 은행의 경우는 은행을 털고 달아나는 범인이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지체하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당기는 방향으로만 문이 열리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공공디자인 혹은 사용성 수업에서 들었던 것 같은데, 당시에는 Slanty Design 류의 일부로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만 최근 의문이 생기더군요.

Slanty Design의 경우 도서관의 열람용 데스크가 일부러 기울어져 있는 것이 대표적인데, 방문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음식이나 음료를 올려놓았다가 이를 엎질러 책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러 기울여 놓았다는 설명입니다. 아예 올려놓지 못하도록 말이죠. 그리고 이 경우는 실제 사용자가 그 데스크를 사용하는 시간과 목적, 일부러 기울어져 있는 것이 미치는 효과 등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유의미해 보입니다.

하지만 은행문의 경우는 그 문을 드나드는 사람들 중 은행털이(혹은 다른 종류의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을 뿐 아니라, 범죄 상황이라 하더라도 문을 반드시 당겨 열어야만 하는 제약이 주는 지체 효과가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결국은 그냥 Bad design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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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5 13:58 2008/02/1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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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와 조직

UX(User Experience)라는 단어가 업계에서 인용되기 시작한 것은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이전에는 UI, Usability 등으로 정의되던 업무들이 어느 순간부터 사용자 경험이라는 단어로 포장되더군요.

웹사이트들이 플래시, AJAX 등을 기반으로 점점 풍부한 인터페이스를 갖게 되면서, 시각적 측면만이 아닌 공감각적 측면으로, 씬이 아니라 플로우로 접근해 우수한 사용자 경험을 갖게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UI라는 개념이 UX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과연 객관적인 지식이나 이론을 바탕으로 성장한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습니다. 그 간의 결과물들도 객관적 검증이 가능한 방법론 혹은 평가 기준을 가지고 진행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UX에 관한 합리적 기준들을 개발하고, 적용하고, 학습하는 과정들이 과연 충분히 이루어졌나요?

UI라는 개념은 웹에이전시들의 적극적인 도입으로 보편화된 경우입니다. 기존의 기획, 디자인, 개발의 단순한 프로세스에 컨설팅 개념을 도입해 부가가치를 얻기 위한 목적이었죠. 그러나 UI는 분석적 방법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직무의 독창성을 어느 정도 인정 받았습니다. 수십년 전부터 산업디자인, 산업공학 등의 커리큘럼을 통해 학문적 지지기반을 닦아왔죠.

물론 웹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이런 기반을 갖추지 않은 사람들이 본인의 주관적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UI 컨설턴트 역할을 자임하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조금 안 좋아지긴 했습니다. 이제 막 실무에 들어온 사람들이 컨설턴트입네 하며 감놔라 배놔라 하는데, 그런 사람들을 100% 존중하긴 어렵죠. 그러다 보니 일부 기업들은 방법론의 학습를 통해 프로세스를 내재화 시키려는 노력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협의의 개념으로 이해되던 UI라는 분야가 어느 순간부터 UX라는 단어로 보다 포괄적인 의미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UX가 구체적으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직무를 정의하는지 명확히 선을 긋지 못한채 사용자 경험의 향상을 위한 모든 업무라고 에둘러 표현합니다.

사용자를 고려해 무조건 좋게 만드는 것이 목적인가요? 'User Centered Design' 은 모든 디자이너가 고려하는 가치입니다. 이제와서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거죠. 사용자 현혹을 위한 일종의 마케팅 용어로 이해하는게 오히려 편할 지도 모릅니다.

UI가 방법론을 통한 수렴 위주의 엔지니어링 프로세스였다면, UX는 발산 위주의 창조 작업에 가깝습니다. 일정 부분 아트의 영역이라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구체적인 이론을 기반으로 하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창조의 룰이 존재할 수 있겠어요.

그러다 보니 UX 담당자는 컨설턴트 수준으로 인정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고유의 영역이 없기 때문에 차별화되기 힘들고, 조직 내에서 그저 하나의 실무자로만 이해되고 있습니다. 감각 좀 있고 실무 경험 좀 쌓이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 조직 내에서는 이따금 충돌이 일어납니다. UX라는 조직도 만들고 프로세스도 정착시키려고 보니, 이들이 관여하지 않는 분야가 없거든요. UI 프로세스라면 기획이나 디자인 사이쯤 어디에서 하나의 프로세스로 이해할 수 있지만, UX라는 건 브랜드부터 서비스 컨셉, 기획, 디자인까지 웹사이트 개발에 필요한 거의 전 분야에 있어 사용자 중심이라는 가치를 내 걸고 간섭을 하게 되니 실무자들 입장에선 짜증이 납니다. 기획자도 디자이너도 자꾸 내 영역을 침범 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죠.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이상적인 프로세스는, 실무 담당자 모두가 UX에 대한 높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별도의 프로세스나 개입 없이도 스스로 그런 서비스들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실제로 많은 UI, UX 조직은 기업 내에서 일정 부분 교육의 역할 또한 담당하고 있구요. 그렇다면 UX 조직의 궁극적인 형태는 교육 부서인가요?

글쎄요, 어려운 문제입니다. 사용자에게 보다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모든 기업이 추구하는 바지만, 어떻게 그걸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인터넷 업계에서 UX 개념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영한 nhn이, 최근의 조직 개편을 통해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nhn 정도면 나이쓰하게 해결해 주기를 기대했는데, 역시 현실은 현실인가 봅니다.

같은 바닥에 있는 사람으로서 직무의 전문성이 위협받는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닙니다. 욕심을 내서 두루두루 모든 걸 하려고 하지 말고, 오히려 분야를 좁히고 프로세스 완성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어 조직내에서 고유의 영역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나 잠깐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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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5 13:34 2008/01/2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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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과 추천 메일

커뮤니티 모델에 있어 '초대' 는 서비스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기능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서비스는 추천 메일을 발송하는 형태로 이 기능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나 이거 써보니 좋더라 너도 써봐라 하는 식이죠.

그런데 실제로 서비스 내에서 초대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극히 적습니다. 서비스 성장에 필요한 규모의 초대와 가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메일이 추천을 위한 효율적인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초기에 메일은 원거리 사용자와 대화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역할을 지금은 메신저와 휴대폰이 대체하고 있습니다. 안부는 블로그, 미니홈피를 통해 묻고 재미있는 URL은 메신저를 통해 공유합니다. 급한 용무는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지요. 메일이 껴들 틈새가 없습니다. 메일을 더 이상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재미있는 서비스를 알아냈다고 해서 "친구에게 메일을 보내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사용자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메일 주소를 외우고 있는 친구도 없고 메일 주소록을 꼼꼼하게 관리하지도 않습니다. 초대 과정에 Gmail이나 Hotmail 주소록을 연동시켜 놔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추천은 바이럴 마케팅(Viral Maketing)의 중요한 축이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지인의 추천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추천을 위한 방법으로 메일을 발송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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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6 14:56 2007/12/2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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탭의 방향성

IE7도 FF도 탭은 왼쪽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생겨납니다. 그런데 왜 닫을 때는 왼쪽으로 돌아가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A, B, C라는 탭이 세 개 있고, 그 중 B라는 탭을 닫으면 지금은 C가 선택이 됩니다. 원래대로라면 확장된 방향과 반대로 A가 선택되는게 맞지 않나요? 전 꽤 거슬리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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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9 10:58 2007/11/2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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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카트

한국 들어와서 보니 이마트가 대세더군요. 값도 싸고 인테리어도, 서비스도 제일 나은 것 같습니다. 가는 동네마다 노란 사각형이 박혀있어 이제는 20개월 된 아들도 이마트를 알아볼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마트에 갈 때 마다 카트가 너무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네 바퀴가 모두 비고정형이다 보니 방향을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코너를 돌 때마다 일부러 힘을 줘야하니 물건이라도 많은 날은 짜증이 솟구칩니다.

반면 코스트코의 카트는 뒷 바퀴가 고정되어 있어 운전하는데 힘이 들지 않습니다. 로비의 폭이 이마트보다 넓기 때문에 가능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확실히 편합니다.

카트는 방문자가 가장 오래 접하게 되는 서비스 환경입니다. 할인점들이 여기에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더욱 기분 좋은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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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7 14:13 2007/11/2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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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사용자

최근 아버지가 주식을 시작하면서 컴퓨터에 앉으시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컴퓨터를 배워야겠다고 말씀 하시는 걸 들은 기억은 있는데, 이번에 홈트레이딩까지 직접 하시는 걸 보고 꽤 놀랐습니다. 아직 자판을 한 자 한 자 봐가며 치시는 수준이지만, 점점 컴퓨터에 익숙해지시는 게 신기하고 뿌듯하고 그럽니다.

아버지 컴퓨터 하시는 걸 옆에서 보고 있으면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누구나 알고 있을 것 같은 당연한 것들도 아직 어른들께는 어려운가 봅니다. 네이버로 지정되어 있던 시작 페이지를 빈 페이지로 바꿨더니 네이버에 접속하시는데도 한참이 걸립니다. 익스플로러를 7로 바꿨더니 탭 닫는 걸 몰라 몇 번씩이나 브라우저를 통째로 닫으시며 옛날 게 낫다고 툴툴거리십니다.

서비스를 만들 때는 고려하는 평균 사용자가 있습니다. 이 정도의 기능은 이미 알고 있다고 고려되는 수준의 레벨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선을 너무 높게 잡는 경향이 있습니다. 본인이 알고 있다고 해서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은 아님을 망각할 때가 있습니다. 저 또한 그런 실수를 자주 범하고, 그래서 더 낮은 기준을 갖기 위해 항상 노력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제 눈은 높은가 봅니다. 더 많은 사용자들이 더 쉽게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계속 더 낮춰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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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3 02:13 2007/10/13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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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코레이션 무용론

인터넷을 통해 얻고자 하는 건 정보다. 따라서 원하는 정보까지 사용자를 얼마나 빨리 인도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이 된다. 홍보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길을 얼마나 예쁘게 꾸미느냐는 큰 이슈가 아니다. 구글을 신봉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기준에서 구글의 디자인은 매우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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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9 19:27 2007/03/29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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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뉴스

구글 뉴스를 보면 참 답답해요. 객관적인 편집을 기대할 수 있어 가끔 들여다 보는데, 이건 뭐 줄 간격이 너무 좁아서 가독성도 떨어지고 읽을 맛도 안 납니다. 한국어의 문제인가 싶어도, 일본 페이지는 괜찮거든요? 영문 페이지는 물론이구요. 구글 코리아에 책임을 묻기는 뭐하지만, 이런 사소한 건 좀 빨리 대응해 줄 수도 있지 않나 싶어요. 이런 불만 저 뿐만이 아닐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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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7 13:04 2007/03/2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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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개념의 바코드, 컬러코드

일본에서는 많은 인쇄물에서 휴대폰용 바코드를 볼 수 있다. 잡지나 신문, 제품의 포장 등에 인쇄되는데, 이 바코드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으면 그 안에 포함된 정보를 바탕으로 모바일 웹사이트로 접속이 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빠른 정보 접근이 가능한 창구가, 사업자에게는 중요한 마케팅 채널이 된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바코드 기술로 '컬러 코드(カラー コード)' 가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바코드가 흑백의 대비만을 이용한데 비해, 컬러 코드는 가로 5칸, 세로 5칸의 정사각형 안에 컬러를 채워 배열을 인식하게 된다. 각 칸에는 검정, 파랑, 녹생, 빨강의 4가지 색 혹은 검정, 회색, 흰색의 3가지 색을 채워 배열할 수 있다.

컬러 코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높은 인식률에 있다. 조금만 떨어져도 인식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기존 바코드에 비해 이 코드는 상당한 거리에서도 인식이 가능하다. 옥외 전광판이나 TV 화면을 통한 접속도 가능할 정도이다. 코드 자체에 정보를 담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URL의 링크 정보이기 때문에 용량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10만 화소 이하의 저화질 카메라로도 높은 인식률을 보이며 일반 프린터 심지어는 레고로도 쉽게 컬러 코드를 만들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그러나 내가 무엇보다 재밌어 한 것은 바로 디자인 가능성. 컬러 코드는 각 셀의 컬러값이 40% 이상만 일치하면 유효값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변용이 가능하다. 심미성과 개성을 추구할 수 있으며, 사람의 눈에도 의미있는 정보로 인식될 수 있는 것이다.


시장에 선보인지 얼마 되지 않은 기술이지만 이미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컬러 코드를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코드 인식을 위한 프로그램을 1회 다운 받아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지만, 앞으로 출시될 휴대폰에서는 대부분 기본 기능으로 내장될 것이기 때문에 컬러 코드는 곧 기존 바코드를 대체하는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관련 사이트 및 이미지 출처: Color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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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3 00:22 2007/01/13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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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애플이 아이폰(iPhone)을 발표했다. 정성, 정량적인 분석은 이미 블로고스피어에 차고 넘치므로 여기에는 개인적인 느낌만 간략히 적고자 한다.

멀티 터치 방식으로 탠저블 인터페이스 구현이 가능하다는 건 매력적이지만, 터치스크린의 손맛이 어떨지는 실제로 써봐야 알 것 같으니 평가 보류. 한 마디로 전체적인 디자인 완성도는 높지만 다른 뚜렷한 경쟁력이 없어 보인다. 나 같이 디자인 오리엔티드된 사고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디자인 만으로도 이미 구매 가치가 충분하지만, 이것이 시장을 관통할 수 있을 정도의 파괴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MP3 플레이어와 달리 휴대폰은 사용행태가 훨씬 고도화되고 복잡한 시장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아이폰은 스마트폰으로 포지셔닝 시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 구매층도 기술 추종자들이 아니라 디자인과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악세사리처럼 휴대폰을 구매하는 사람들로 잡아야 한다. 이는 아이폰이 다른 것들처럼 '나 스마트폰이요' 라고 덕지덕지한 디자인으로 위압감을 주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

어찌됐든 아이폰은 맥 기반이다. 'Computer' 라는 단어를 사명에서 공식 삭제했다고 하지만, 아이폰 같은 주변기기를 내세워 아직 O/S 시장 정복의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사족. 그들이 SK Telecom의 UI 가이드를 준수할 것인가. 나는 사실 그게 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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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0 17:51 2007/01/1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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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unes 7과 아트웍

나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게으르다. 쓰고 있는 것에 큰 버그만 없다면 굳이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업그레이드라고 해봤자 용량만 커지고 (사업자 중심의) 쓸데없는 기능들만 늘어날 뿐 사용자 만족도가 높아지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으로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에서야 iTunes를 7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앨범 표지 보여주는 인터페이스 하나에 뻑가서 지금 몇 시간째 아트웍을 긁어모으고 있다. 음지에서 얻은 음원들은 ID3 태그나 아트웍 정리가 엉망이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정리를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건 저~ 밑바닥에 숨겨뒀던 정리벽을 다시 일깨워 불살라버렸다. 아직 iTunes에는 이런 저런 불만들이 있고 이것 또한 Apple Store의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책략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용자 본인도 모르는 가려운 구석을 저리 시원하게 싹싹 긁어주니 어찌 어여삐 여기지 않을 수 있을까.

아, 어디 괜찮은 아트웍 사이트 없나요?

사족.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아트웍 DB를 찾기가 어렵다. 그나마 교보문고가 가장 퀄리티가 낫지만, 요즘은 디지털 싱글의 형태로 발매되는 음원이 많아 CD쇼핑몰이 제대로 된 음반정보 DB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오히려 네이버나 싸이월드 BGM으로 검색되는 경우가 더 많기도 하고. 기술에 따라 사용 행태가 바뀌니 이제 정보의 발산지도 바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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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7 20:23 2006/12/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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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인터넷 뱅킹

은행 사이트를 방문하는 목적은 무얼까.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재테크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서일 수도 있지만, 가장 빈번한 사용자 행동은 역시 인터넷 뱅킹이다. 대다수의 사용자들은 내 계좌의 잔고를 보거나 누군가에게 이체하기 위해 사이트를 방문한다. 은행 사이트는 이 사용자들의 행동 패턴을 정 가운데 두고 사이트를 디자인해야 한다. (비록 그들이 돈이 안 되는 고객이라 하더라도)

최근 하나은행이 리뉴얼을 했다. 주거래 은행이기 때문에 방문하는 일이 잦은데, 최근 리뉴얼 후 방문하는 것 자체가 짜증이 되어버렸다. 첫 페이지부터 덕지덕지 달라붙은 이미지 때문에 로딩만도 한참이고, 여기저기 롤링되는 상품소개는 정신을 사납게 한다. IE7이랑은 궁합도 안 맞아서 몇 번에 한 번은 브라우저를 다운시킨다. 접속하자 마자 이것저것 설치되고 업데이트 되는 것은 '보호' 받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 치지만, HTML로도 쓸 수 있는 텍스트를 일부러 이미지로 만들고 상품 소개를 위해 플래시를 사용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웹사이트는 타겟 유저를 고려하고 디자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방문 목적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을 제공하고, 이 과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사용자의 편의를 높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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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06 10:55 2006/12/0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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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unes, 그 불편함의 이유


일관성(consistency)은 사용성에 있어 중요한 평가 기준 중 하나이다. '사용자에게 이미 익숙한 표현 방식과 프로세스 대로 디자인 되었는가'가 판단의 기준이 된다. 그 점에 있어 iTunes는 결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사용자가 이미 익숙한 프로세스대로 만들기 보다는, 자사의 정책을 학습시키고 강요하는 쪽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iPod는 FairPlay DRM 때문에 컴퓨터에서 외장 하드로 인식되지 않는다. iPod에 곡을 담기 위해서는 iTunes를 띄워 일일히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어 옮겨야 한다. 여러 개의 폴더를 한 번에 등록하거나 여러 개의 플레이리스트를 한 번에 선택하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옮기는 양이 많은 날은 클릭과 드래그의 노가다를 각오해야 한다.

라이브러리를 보다 잘 활용하면 이런 불편을 줄일 수 있겠지만, 나처럼 자신만의 데이터 관리 방식을 고수하는 사용자에게 라이브러리는 대접받지 못하는 기능이다. 한 곡을 재생해도 반드시 라이브러리에 등록되어야 하는 것도 스트레스고, "당신이 비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음원들을 내가 스마트하게 정리해 주겠다"며 팔을 걷어부치는 모양새도 마뜩치 않다.

라이브러리를 잘 쓰게 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음원들의 ID3 태그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CD에서 바로 뜨면 비교적 정확한 태그값을 얻을 수 있지만, 이 바닥이 어디 또 그런가. November rain이 Metallica의 노래로 버젓이 돌아다니는 세상에. iTune는 불편함을 무기로 사용자에게 충실한 ID3 태그의 관리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Apple은 iPod를 판다. iPod 사용을 위해 iTunes 설치는 필수다. 그리고 iTunes를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ID3 태그와 아트웍의 관리가 필요하다. 이는 결국 ID3 태그와 아트웍이 잘 관리되고 있는 유료 음악시장으로 넘어오도록 하기 위한 Apple의 전략에 다름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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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1 17:22 2006/11/0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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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이미 반이나 이루었다는 말도 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벌써 반이나 지나버렸다는 뜻도 된다. 제이콥 닐슨은 '익숙하지 않지만 좋은 UI는, 아무리 익숙하더라도 나쁜 UI보다 언제나 낫다'라고 했지만, 그건 이상일 뿐이다.

이전의 인터페이스보다 더 좋은 인터페이스가 생각났다 하더라도, 서비스에 실제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현실의 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상사를 설득하기 위한 지루한 설득의 과정은 물론이거니와 시스템을 갈아엎기 위한 성과 대비 엄청난 투자, 이미 익숙해져버린 사용자들의 반발도 걸림돌이다.

시작은 그 만큼 중요하다. 계약에 쫓겨 프로모션 일정에 쫓겨, 깊은 고찰없이 만들어낸 결과물들은 언젠가 어쩌지도 못하는 벅찬 짐이 될 가능성이 높다.

Posted by Lipio

2006/06/10 16:06 2006/06/1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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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징 방향과 사용성

MP3 플레이어로 노래를 듣고 있다치자. 만약 지금 듣고 있는 곡의 '이전'곡을 듣고 싶다면 당신은 어느 버튼을 누를 것인가?

iPod nano



어느 쪽이 'Prev'이고 어느 쪽이 'Next'인지 써놓지 않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왼쪽 버튼을 누른다. 왼쪽을 '이전'으로 오른쪽을 '다음'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MP3 플레이어 뿐만이 아니다. 책도 그렇고 시계도 마찬가지다.

이를 상하 관계로 치환하면, '이전'은 '윗쪽', '다음'은 '아랫쪽'과 매칭된다. 가장 높이 위치한 선반이 '1선반'이며 가장 위쪽의 문장이 '첫번째줄'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건물 층수의 개념은 예외).

이 방향성은 문화권마다 차이를 보이기도 하는데, 대부분 글쓰는 방향에 의해 좌우된다. 한국처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글을 쓰는 나라는 우리와 방향성이 일치하지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글을 쓰는 나라는 이를 반대로 인식하기도 한다.

일본이 이 경우다. 일본 만화나 소설은 오른쪽에서 시작해서 왼쪽으로 넘기는 스타일이다. 글의 흐름도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읽어나간다. 아직 한자와 세로쓰기의 영향이 강한 나라이기 때문에 이런 습관이 남아있다.

일본 만화의 한 장면(출처:네이버)



시선의 방향과 사용성

이 방향성은 사용성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된다. 어느 곳을 시작점으로 인식하느냐는 전체적인 시선의 흐름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웹사이트의 로고가 왼쪽 위에 위치하는 것, 메뉴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배열되는 것, 좌측 메뉴가 위에서 아래로 나열되는 것 모두 이런 원리에 따른 레이아웃인 것이다.

아랍권 포털 사이트 Maktoob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배열된다



시간의 역순 배열

문제는 컨텐츠를 시간의 역순으로 배열할 때 나타난다. 이 경우에는 방향성에 미묘한 왜곡이 생겨난다.

일반 게시판(네이버 붐)에서의 페이징 방식이다. 2,3,4 페이지는 현재 페이지를 기준으로 '다음'이다. 방향은 맞다. 하지만 사실 저 페이지들은 시간순으로 보면 '이전에 쓰인' 글이다. 한 번 살짝 꼬인 것이다.

네이버 붐


최신글이 위로 올라오는 블로그가 있다 치자. 그리고 그 아래에는 다른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버튼들이 있다. 그럼 지금 보고 있는 페이지에서 '이전 글'로 가려면 왼쪽으로 가는 게 자연스러울까 오른쪽으로 가는게 자연스러울까. 그러면 그 버튼은 'Prev'라고 적어야 할까 'Next'라고 적어야 할까.

이전 페이지는 어느쪽?


시간의 역순이 가로/세로 모두 완벽하게 적용되었다면, 이전에 쓴 글들은 현재의 오른쪽에 위치한다. 하지만 단지 세로 방향으로만 적용되었다면 이전에 쓴 글들은 왼쪽에 위치하게 된다.

어딘가에서 직접 링크를 타고 저 페이지로 바로 접속한 사용자라면 저 페이지에서 왼쪽으로 가는게 맞을지 오른쪽으로 가는게 맞을지 직관적으로 알 방법이 없다.

한 사이트에서 오래 머문 사용자라 하더라도 미약하나마 사용자의 작업 순서가 영향을 미친다. 글의 입장에서 '이전'이 아니라 내가 작업한 히스토리에서의 '이전'과 헷갈릴 수도 있다(레이블링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전 페이지'는 '내가 이전에 보았던 페이지'인가, '이전에 쓰여진 페이지'인가?

인터넷 상에서 이 페이징 방식은 일정한 규칙없이 적용되고 있다. 사이트마다 방식이 다르니, 사용자들이 학습할 기회가 없다. 혼란이 계속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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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30 13:19 2006/05/3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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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동영상 서비스와 미디어


싸이월드 동영상 서비스가 오픈했다. 동영상이 붙는다는 소식을 들은지 꽤 됐는데 이제사 오픈한 걸 보면,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았나 보다. 휘황찬란하게 메뉴화 시키지 않고(네이버의 플레이처럼), 미니홈피 탭으로 조용하게 들어온 건 반갑다.

무거운 Active X를 설치해야 하고, 동영상을 변환하는 과정에서 이 Active X들의 CPU 점유율이 99%에 육박한 다는 것 빼고 딱히 인터페이스나 프로세스의 불편함도 보이지 않는다(태그나 파일명 등이 깨지는 단순 버그는 스킵). 아마 네이버 동영상 솔루션과 같은 업체인 것 같은데, 동영상 업로드 모듈만 떼놓고 보면 꽤 완성도가 높은 어플리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지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미니홈피에는 사진첩, 게시판, 방명록 이라는 세가지 타입의 게시판이 있다. 이는 사진, 글, 메모를 효과적으로 보기 위한 인터페이스 차별화로서, 오늘 여기에 동영상용 게시판이 하나 추가된 셈이다. 내가 가진 의문은 과연 미디어 타입 위주로 컨텐츠를 브라우징 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하는 것이다.

터미널 기반의 서비스(천리안이나 하이텔, 나우누리 같은)에서 웹으로 커뮤니케이션의 장이 옮겨오면서, 텍스트대신 이미지가 주류 컨텐츠 타입이 되었다. 네이버 붐에서는 단 몇 줄로 쓸 수 있는 글을 그림판을 이용해서 그림으로 그리고, 웃대와 디씨인사이드에는 게시판에서 삭제되지 않기 위해 짤방(짤림 방지용 자료)이 등장한다. 초등학생들의 취미가 포토샵이 된 세상이다.

주제별 정렬 vs 타입별 정렬

그럼 사용자가 선호하는 미디어 타입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기준으로 컨텐츠를 분류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예를 들어 '사진첩', '게시판', '동영상' 폴더에 전지현, 김태희라는 서브 폴더를 만들어 담는 것과 폴더 이름을 '전지현', '김태희'로 하고 그 아래에 글도, 이미지도, 동영상도 담는 것 중 어느 것이 편리할까.


오프라인에서는 이 두가지 정렬 방식이 적당히 혼재되어 있다. 서점에는 주제별로 책이 정리되어 있고, 스포츠 용품점에서는 종목별로 용품이 전시되어 있다. 대형 할인점도 식료품코너, 생활용품 코너로 용도별로 구분되어 있다. 주제과 용도에 따른 분류 방식이다.

하지만 서점에서 어학용 DVD를 판다면 그 DVD들은 (어학교재 근처의) 별도의 공간에서 따로 전시될 가능성이 높다. 같은 주제의 컨텐츠라 하더라도 책이냐 DVD냐에 따라 구입 목적이 확연히 구분되기 때문이다.

결과물의 형태와 검색의 목적

논문은 그림으로 그리는 것보다 글로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 친구 생일 파티의 분위기는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사진을 보여주는게 효과적이고, 동영상으로 보여주면 베스트다. 결국 미디어의 형태가 목적을 충족시키는데 있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검색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단지 재밌기만 하면 되는(컨텐츠 타입을 딱히 구분할 필요없는) 네이버 붐 같은 유머 사이트는 왜 이미지 위주로 컨텐츠가 변해갔을까. 그건 인터넷에서의 서핑 행태를 지극히 짧은 프로세스의 반복이라고 볼 때, 한 눈에 쉽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이미지가 글에 비해 편리하기 때문이다.

미니홈피에서의 서핑 행태

이야기의 처음으로 돌아가서, 싸이월드가 동영상 탭을 따로 만들지 않고, 게시판이나 앨범의 첨부파일의 한 형태로 기능을 추가하는건 어땠을까. 싸이월드에서는 서핑 행태가 미디어 별로 선호도가 분명할 거라고 결론을 내린걸까? 친구 미니홈피를 방문하는 것은 특정한 목적을 가진 '정보 검색'처럼 고도화된 작업은 아니지 않나?

아마 기획팀 내부에서도 이런 논의는 있었을 거다. 하지만 많은 실험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이건 단지 선호의 문제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면 기존 구조와 통일성을 갖기 위해서라도 별도의 탭으로 뽑았을 지 모른다(사실 사용자들이 미디어 타입을 구분해가면서 서핑하게 된데는 사업자들이 서비스를 이미 그렇게 만들어 버렸기 때문일수도 있다).

-

어쨌든 개인적으로 이 서비스가 매우 반가운 건, '태그'라는 미국 중심의 레이블을 어떻게 국내 사용자들에게 소개할 것이냐에 대한 블로고스피어의 고민을 단방에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다. '태그'라는 단어를 쓸지, '키워드'나 '핵심어'라고 쓸지 이제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싸이월드가 '태그'라는 단어를 썼다. 그럼 게임 끝난거다.

Posted by Lipio

2006/05/18 12:27 2006/05/1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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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 2차 개편 - 절반의 성공

네이버 뉴스가 2차 개편을 단행했다.


이렇게 개선됐습니다

1. 댓글 입력은 더욱 간편하게
입력 글에 대한 내용 분류(칭찬·비판·이의제기·기타)를 선택하는 기능을 삭제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댓글을 작성하실 때는 제목과 내용만 쓰면 됩니다.

2. 한줄의견 보기는 더욱 쉽게
댓글에 대한 한줄의견을, 기존에는 최신 글을 가장 위에 보여줬었는데요.
네티즌 간의 토론이 역순으로 보여져 불편하다는 지적에 따라 리스팅 순서를 바꿔,
최초 의견부터 위에서부터 아래로 보여주게 변경했습니다.

3. 댓글 미리보기는 실시간으로 더욱 빠르게
제목과 내용이 분리되어 댓글 읽기가 불편하셨죠?
기존의 내용 미리보기 창 뜨는 속도를 개선해 불편을 최소화했습니다.
이제 댓글 제목에 마우스를 대면 실시간으로 본문을 미리 볼 수 있습니다.

4. 추천하기는 더욱 편리하게
댓글 추천하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아
'추천하기' 버튼를 더욱 잘 보이게 위치를 옮겨 디자인을 수정했습니다.
앞으로는 댓글을 읽은 후 바로 추천하기를 누르세요!

5. 디자인은 더욱 단순하게
기존의 입력글 분류 기능을 삭제하면서 댓글 디자인도 전반적으로 변경했습니다.
댓글 리스트를 더욱 단순하게 구성, 깔끔한 모습으로 다듬었습니다.


이전 글에서 언급한 단점들이 많이 개선된 모습이다.

일단 댓글간의 간격이나 페이지 구조가 조밀해졌다. 아마 내부 UX팀을 통해 사용성 평가라도 해본게 아닌가 싶다. 네이버 전체 페이지의 여백의 비율과 달라 다소 어색해 보이기도 하지만 곧 적응되리라 본다.

그리고 덧글을 쓰는 영역이 리스트 아래로 내려왔다. 이게 맞다. 뉴스를 보는 사람들 중 덧글을 쓰는 사람의 비율은 극히 적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보기'만 할 뿐이라면, 그 다수를 위한 배열이 옳다. 쓰기 영역을 위로 올렸다고 해서 보다 더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참가할 거라고 가정하는건 오산이다.

칭찬, 비판, 이의제기, 기타로 댓글의 분류를 선택하는 것은 초기 의도대로 사용자들이 따라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덧글을 읽고 쓰는 대부분의 행동은 1차원적인 패턴에 머무른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뭐, 나름 의미있는 시도였다고 본다. 하지만 결과가 가정과 다르다고 해서 '기능 삭제'라는 무책임한 결론을 낸 것은 아쉽다. 분류된 커멘트들을 2차 가공해서 다른 발전 방향을 모색해 볼수도 있지 않았을까?

내가 아쉬운 것은 이번 개편을 통해 이전의 댓글에 입력되어 있던 칭찬, 비판 선택 정보가 모두 지워졌다는 것이다. 이건 분명 옳지 않다. 네이버 입장에서 의미있는 정보든 아니든, 어쨌든 사용자들이 손수 입력한 소중한 정보들이다. 그걸 꼭 모두 지워야 했을까?

개편 이전과 이후의 댓글 폼을 다르게 가져가는건 힘들었을까? 기존 선택값을 내용 안에 어떻게든 포함시킬 수 없었을까? 1차 개편때는 이전 댓글들을 날렸고, 2차 개편때는 선택값을 날렸다. 자, 그럼 3차 개편 때는 또 무얼 날리려나.

나는 네이버를 나쁘게 보지 않는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갖게 되는 브랜드 이미지는 아주 사소한 경험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그것이 반복되면,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렵다. 나는 네이버가 조금 더 세심하고 조금 더 사용자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길 바랄 뿐이다.

Posted by Lipio

2006/05/18 10:15 2006/05/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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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덧글 개편, 이번은 실패다


네이버 뉴스 댓글이 바뀌었단다. 뭔가 더 좋아졌다고는 하는데, 나는 일단 불편한게 먼저다.

계층화된 구조로 인한 복잡성의 증가

이전보다 불편하다라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일단 구조가 계층화 되었기 때문이다. 한 번에 주르륵 보던 이전과 달리, 몇 개의 단계를 거치는 동안 기존보다 많은 클릭을 해야 한다.

댓글 상단 또한 너무 넓어 댓글을 보기까지 계속 스크롤 해줘야 한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바로 볼때는 문제가 덜하지만, 클릭해서 들어가 다른 몇 개라도 읽어볼라치면 매 페이지마다 스크롤의 압박이 장난아니다. 댓글을 쓰는 공간 정도는 숨기거나 밑으로 내리는 것이 낫다.

잦은 페이지 새로 고침과 페이지 이동 또한 네비게이션을 방해한다. AJAX까지는 아니어도 페이지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은 고민되어야 한다.

칭찬, 비판, 이의제기, 기타

댓글을 기준에 맞게 스스로 분류하란다. 기획자는 이를 통해 의견을 분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겠지만, 효과는 의문이다.

글을 쓰는 사용자에게 고민할꺼리를 만들어 주는건 지양해야 한다. 당연히 스트레스다. 내가 지금 쓰는 글이 칭찬일지 비판일지 미리 결정을 해야 하는건 자유로운 글쓰기를 방해한다.

그렇게 복잡하게 고민하며 댓글 쓰는 사람이 어디있나? 네이버가 원한대로 지나가다가 툭툭 한마디씩 던지던 사람들은 확실히 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전체 커뮤니케이션 양도 줄어든다. 오히려 매니아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칭찬과 비판의 대상은 또 누구인가? 글을 쓴 기자인가 아니면 글의 주인공인가. 이의제기? 어떤 이의를 제기하는건데? 기자에게? 네이버에게? 구분의 대상이 불분명하다. 혼란스럽다.

덧글쓰기는 일반적인 글쓰기와 다르다. 사용자가 임하는 마음가짐이 다르다. 덧글에 제목을 써야하고 어떤 종류의 글인지 선택하게 하는 건 분명히 불편하다. 장담하건데 대부분의 글은 가장 처음 선택값인 ‘칭찬’에 몰릴 것이다. 분류가 무의미해지는 순간이다.

진지해져라! 너!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계속 강요한다. 진지해져라. 진지해져라. 덧글 하나를 쓸때에도 진지해져라.

악플러들 때문에 골머리 썩는건 알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체적으로 서비스를 어렵게 만드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 쓸 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쓴다. 오히려 가끔 글을 쓰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난다.

댓글을 열어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여론을 보기 위해서다.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을 보면 은근히 안심하고, 의견이 다르다면 왜 다른지 듣고 싶어한다. 나를 평균화 시키려는 의지가 지속적으로 작용한다.

그것이 일부 열성 사용자들에 의해 왜곡된 여론일수도 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그것 정도는 구분하면서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 네이버가 개입했다. 하루 댓글 갯수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블로그를 연결시켜 실명화를 유도하는 방법으로 개입했다. 친절하게 다가와 속삭인다. “내가 나서서 정화시켜줄께~”

고맙지만 “No thanks” 다. 나도 그 정도는 구분하면서 읽을 줄 안다.

-

네이버는 결국 악플러들의 활동을 ‘제한하기 위해서’ 개편한 것이지, 합리적인 다수의 여론을 반영하기 위해 개편한 건 아니다. 생산적인 발전이 아니라 부정적인 퇴보다.

여론을 정직하게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좋다.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을 흐리는 사람들을 내보내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건 곤란하다. 다른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유도하도록 장려하는게 맞다.

사용자들의 반응은 벌써 나온것 같다. 심지어 악플러들 조차 어리둥절해서 아직 활동을 안하고 있다. 아직도 뉴스 1면에 올라온 기사에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댓글이 안 달렸다. 이거 대단한거다.

Posted by Lipio

2006/04/07 13:39 2006/04/0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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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서비스는 만들기가 어렵다

심플한 서비스를 만드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사용자들에 비해 기획자들의 가치 평가 기준이 후하기 때문이다. 중요하진 않지만 빼기는 뭐한 기능들로 도배해 놓고,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자위하기 쉽다.

세상에서 제일 빠른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한 기획 회의가 열렸다치자. 적지 않은 회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간다.

"스포츠카는 물론 갖고 싶지만 가끔 스키장에 갈때 장비 넣을 공간이 모자랄 거 같아요. 짐 칸을 좀 넓히는 건 어떨까요?"

"속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건 알지만, 서스펜션이 너무 딱딱해요. 승차감이 좀 좋으면 저희 어머니께도 권할 수 있을것 같아요"

"속도를 중요시하는 사용자도 많겠지만 가격이 비싸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이 많아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엔진을 좀 저사양으로 써도 되지 않을까요?"


사용자들은 기획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멀티모달하지 않다. 서비스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부가기능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는 게 낫다. 80%의 사용자들을 위한 20%의 기능 개발에 전념하는 것이 그 반대의 경우보다 효율적이다.

이를 혹자는 '우매한 대중'의 표현을 빌어 멍청한 사용자들로 지칭하지만, 오히려 사용자들은 전문화된 서비스별로 한정된 시간만을 쓸 만큼 똑똑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용자들은 선택과 집중에 익숙한데, 정작 기획자들은 이를 못하고 있다.

'One page proposal'은 제안서 작성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한 줄로 요약될 수 없는 서비스는 이미 어려운거다. 사용자들은 기획자의 구구절절한 의도를 들어주고 있을 만큼 시간이 많지 않다.

Posted by Lipio

2006/02/27 17:09 2006/02/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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